"하이힐 어색해 스윙 땐 운동화, 20시간 촬영… 장난 아니네요"
175㎝ 키에 단아한 얼굴로 인기… 현재 美서 동료들과 동계훈련
"저도 정말 신기했어요. 거울을 보면서 제 모습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감탄까지 했어요. 그런데 20시간 가깝게 촬영하다 보니 모델이나 연예인이란 직업이 정말 힘들구나,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구나 생각이 들었죠."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동계 훈련 중인 프로골퍼 전인지(21)에게 '모델이 되어 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그는 며칠 전 촬영 당시 흥분됐던 감정이 되살아난 듯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종전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며 상금 순위 4위(약 6억2000만원)에 올랐던 전인지는 지난 6일 하루 동안 '바비 인형'으로 변신했었다. 짙은 화장에 속눈썹, 굽 높은 하이힐에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드라이버 클럽을 든 '골프 바비 인형'이다.
그와 클럽 후원 계약을 한 골프 브랜드 핑(PING)의 신제품 여성 클럽 '랩소디(Rhapsody)'의 광고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새 클럽의 이미지에 맞는 상큼 발랄한 모델을 찾다 아예 실력파 골퍼 전인지를 선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75cm 키에 단정한 용모인 그는 열성적인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골프 팬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촬영은 전인지가 8일 미국으로 출발하는 일정 때문에 5일 광고 콘셉트를 설명하고
6일부터 7일 새벽까지 촬영하는 강행군으로 이어졌다.
TV 광고 제작과 화보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다.
전인지가 스스로 미흡하다고 느낀 장면은 몇번이고 다시 찍자고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전인지는 "제가 어색해하면 촬영하시는 분이 느끼실 테고,
그러면 광고를 보는 분들도 당연히 알아차리실 것 같아서 ?골프를 할 때처럼 자신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하이힐은 어색해서 스윙하는 장면은 운동화를 신고 찍었다고 털어놓았다
전인지는 "어릴 때 인형을 갖고 놀기보다는 로봇 조립하는 걸 더 좋아했었는데
바비 인형 콘셉트로 광고까지 찍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그래도 그날 찍은 '셀카'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띄우는 등
그녀는 '바비 인형'으로 분했던 모습을 퍽이나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다시 기회가 오면 또 광고 모델을 해보고 싶으냐고 묻자 "평소 안 하던 색다른 일이어서 즐거웠다"고 답했다.
전인지는 올랜도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한 골퍼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가까이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한 다음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샷을 가다듬고 라운드를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마무리 체력 훈련이 이어졌다.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심심할 틈은 없다고 했다.
이번 동계 훈련에 이미향과 오지현 등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골퍼 10여명이 함께하고 있어서 수다 떨고 장난치기 바쁘다.
2015년 KLPGA 투어에서 전인지가 한 번 더 도약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그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고 몰아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데뷔 첫해였던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 마지막 4개홀 연속 버디로 역전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에서도 파4홀에서 샷 이글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뤘다.
전인지는 "지난해엔 프로 데뷔 첫해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보람찬 한 해였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