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157cm인데 260야드 비결? 오빠들 따라하면 돼요”

2018.02.21 ┃ view 5969 BACK TO LIST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장타 비결이요? 오빠들 스윙 스피드 따라가려고 세게 쳤던 것밖엔 없는데….”

국내 여자프로골퍼들의 평균 스윙 스피드는 90~95마일(144km~152km) 사이에 형성된다.

키 157cm로 단신인 이다연(21)은 100마일(160km)에 육박하는 스윙 스피드로

작은 스윙 아크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거리 손실을 스피드로 보완하고 있다.

덕분에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지난해 기준 252.09야드(16위)에 달한다. 작년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에선 드라이브 샷을 꾸준히 260야드 이상 보내며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다연이 성장 과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렉시 톰슨(미국)을 연상하게 한다.
9일 경기 남양주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다연은
“렉시 톰슨이 친오빠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강하게 공을 치기 시작했다는데 나도 비슷한 케이스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 같이 레슨을 받는 학생들 중 여자는 저 혼자였고 모두 남자 선수였다”며
“매일 오빠들이 나보다 수십 야드는 멀리 보내는 걸 보고 거리 욕심을 내게 됐다.
그때부터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연습만 한 것 같다”고 숨겨왔던 비밀을 공개했다.

이다연은 작은 키로 인해 학창시절엔 늘 앞자리에 앉았다.
키가 작은 순으로 번호를 매겨왔고 그로 인해 ‘3번’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다. 항상 평균보다 작은 편이었다. 키는 여전히 콤플렉스다.
주변에선 그를 김미현(은퇴)의 뒤를 이을 ‘제2의 슈퍼 땅콩’이라고 부르지만 이다연은 “김미현 프로님을 보고 골프를 했지만 땅콩이라는 별명은 키가 작은 것을 가리키는 것 같아서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얼굴이 동그래서 붙여진 ‘동글다연’이라는 별명이 더 낫다”며 웃었다. 성격도 차분하고 활발한 편이 아니다.

그런 ‘순둥이’가 드라이버만 잡으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이다연은 “주변에서 장타 비결을 많이 물어보시는 데 진짜 세게 치는 것 밖엔 없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연습 루틴도 단순하다.
백스윙을 두 번 끊어서 올리고 내려올 땐 멈추지 않고 과감히 다운스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연은 KLPGA 투어에서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아 캐디들 사이에서 함께 하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쉽게 지난 2016시즌엔 투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드를 유지하는데 급급했고, 지난해 초엔 훈련 중 왼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병가를 내고 시즌을 쉬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다연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복귀전인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에서는 몸 상태가 나빠져 기권했고, 이후 6개 대회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다연의 노력은 우승으로 찾아왔다.
지난해 9월 팬텀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머쥐며 꽃을 피웠다.
이다연은 “지난해 부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 수가 적었고 쫓기는 듯한 시즌을 보냈다”며 “우승으로 시드를 획득했으니 지금부턴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

그럼 우승은 다시 또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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