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한섬 대표 & 우진석 크리스패션 사장
열정, 도전으로 톱 일궈낸 패션 논스톱 파워 CEO!
오프라인에서 이제 옴니채널과 모바일로 갈수록 복잡해지고 까다로워진 시장환경과 맞물려 더욱 스마트해져 가는 소비자들, 여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 속에서 성공적인 패션비즈니스 해법은 없는 것일까.
올 한 해 패션시장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 여파와 예상치 못한 메르스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혼돈의 해였다. ‘생존=능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다수 패션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남는데 우선했다. 그러나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이 혼란 속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앞서 달려간 기업들이 있다. 바로 한섬과 크리스패션이다. 이 두 기업은 불황 속에서 오히려 더 빛난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섬은 기존 간판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 「마인」 「SJSJ」 등에 이어 신규 브랜드인 「덱케」「랑방스포츠」 「더캐시미어」까지 연이어 론칭하며 공격적인 행보와 함께 좋은 성과를 이끌어 냈다.
크리스패션 또한 「파리게이츠골프」와 밸류 골프 브랜드인 「팬텀」까지 골프시장에서 자타공인 파워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또 골프 용품 브랜드 「고커(GOKER)」까지 총 6개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도전 스마트 가치 열정 성공 정상…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어도 결코 과하지 않은 이 두 기업의 리더인 김형종 한섬 대표와 우진석 크리스패션 사장! 서로 다른 경영 스타일의 이들이지만 탁월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리더들이 말하는 패션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과 그들의 생각들을 담아 보았다.
우진석 l 크리스패션 사장
“감성+이성 최상의 조합을”
패션전문기업 크리스패션(대표 우진석)의 시장 내 음속 돌파가 무섭다. 올 한 해 모든 악조건을 뒤로하고 여전히 ‘신장’이라는 페달을 밟고 있다. 우진석 사장의 뛰어난 리더십과 팀 간 협업이 이뤄 낸 최고의 해로 평가되고 있는 크리스패션이다.
크리스패션의 이러한 매직 같은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러한 결과물들은 브랜드 각각의 DNA를 깊이 파고들어 그 브랜드만의 오리지널을 끄집어 냈다는 것에 성공의 초점이 맞춰진다.
「핑」 「파리게이츠」 등 골프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패션으로서는 각각의 브랜드 콘셉트를 차별화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공급자 시각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 서야
그럼에도 우 사장의 예리한 시각과 추진력, 앞으로의 시장을 내다보는 통찰력까지 ‘우진석의 힘’이 빛을 발한 한 해다. “소비자들이 그 해답을 갖고 있죠. 이제는 공급자 관점에서 상품을 만드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철저히 소비자 입장이 돼서 시장을 바라봐야 합니다. 브랜드가 많을수록 더욱 철저하게 콘셉트 관리와 매니지먼트가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파리게이츠」는 골프시장에서 자타공인 단연 베스트로 꼽는 브랜드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두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 오는 문의 전화로 이 브랜드의 영업팀은 늘 비상이다.
지난 1~3월 누적 매출 경우 지난해 대비 41% 신장을 보이고 있는 이 브랜드는 2011년 론칭 이후 4년째 정체 한 번 없이 고속 성장 중이다. 특히 일본 본사 「파리게이츠」의 다양한 패턴을 활용한 것도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브랜드별 콘셉트 차별화해 매니지먼트
일본에서 수많은 패턴을 만들고 있을 때 한국 정서에 맞는 오브제와 패턴들을 가져와 일본보다 한 시즌 빠르게 제품을 내놓은 것. 국내 제품의 반응이 좋아 일본에서 가져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우 사장은 “패션은 옷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시와 공연 문화와 트렌드를 같이하고 있으며 컬러와 패턴 문양 등의 다양한 오브제가 패션에 활용되기도 하죠. 최근 라이프스타일로 시장이 확장되면서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물론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심벌 브랜드 「핑」! 지난 1999년을 시작으로 16년째 키우고 있다. 크리스패션의 간판 브랜드인 만큼 시장에서도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감각적인 영 골프 브랜드로 골프시장 최고의 자리에 오른 「파리게이츠골프」까지 모두 그의 작품이다.
고객과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리고 캐주얼 브랜드인 「잭앤질」, 밸류 골프 브랜드인 「팬텀」까지 그는 하나둘 크리스패션 고유의 콘셉트를 입히며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시킨다.
특히 골프웨어 「파리게이츠」는 브랜드 이상의 컬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강남 논현에 콘셉트숍을 오픈했다. 기능성 라인인 ‘마스터바니에디션’(master bunny edition)과 주니어 & 패밀리 라인인 ‘잭바니’(jack bunny)까지 풍성하게 구성된 이번 콘셉트숍은 「파리게이츠」의 전 아이템을 만나 볼 수 있는 대형 매장이다. 크리스패션은 앞으로도 소비자들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갈 전략이다.
「파리게이츠」 못지 않게 「팬텀」이 날개를 달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매출은 106억원을 기록하며 브랜드 리론칭 이후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 치웠다. 김해점을 비롯 안산한대점, 대전점, 덕평점, 월드컵점, 청주점, 대구점, 연수점, 서초점, 잠실점 등 월 1억~2억원대 매출을 올린 매장이 30개점을 넘는다.
不動의 「팬텀」, 크리스에서 날개 달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목표 매출 또한 당초 계획한 750억원을 초과 달성한 800억원으로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팬텀」은 지난해 「팬텀」 골프 & 스포츠로 리뉴얼한 후 대대적인 콘셉트 재정비를 통해 상품력을 강화해 왔다. 올해 상반기부터 팬텀을 상징하는 FG 라인과 퍼포먼스 라인, 라이프스타일웨어인 캐주얼 라인으로 세분화한 상품 기획도 가두점을 찾는 다양한 고객층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한 가두점에서 남성 위주의 상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판단하에 여성 라인의 스타일과 물량을 대폭 확대한 것도 매출을 견인하는 데 주효했다.
이와 함께 「고커(GOKER)」의 출시가 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커」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 또한 눈길을 끈다. 천연고무 합성 소재인 라빅스(RUVIX)를 세계 최초로 골프 공 커버에 적용했다. 여기에 딤플(Dimple, 골프 공 표면에 있는 분화구 형태의 홈)의 크기와 깊이에 편차를 둔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볼의 방향성을 향상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뉴브랜드 「고커」 도전! 골프 볼 시장에 활력을
또한 이 브랜드는 크리스패션이 30년간 팬텀 볼을 만들어 낸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브랜드로 최상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현재 감각적인 디자인에 고반발의 기능까지 만족시켜 최근 젊고 트렌디한 여성 골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인기 상중 중.
“직원들을 믿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를 믿습니다. 시장이 변한다 해도 ‘진실’을 담아낸 사람과 작품은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품의 퀄리티는 물론 그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와 문화, 여기에 스토리텔링까지 소비자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브랜드여야 롱런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그의 말에 이제는 패션시장이 ‘가치’로 평가될 시대임을 깨닫는다.
골프 용품 브랜드 「고커」까지 총 6개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크리스패션! 향후 새로운 조닝에 새로운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3년 내 5000억원대의 탄탄한 패션전문기업으로 올라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파이팅하고 있다.
패션비즈, 12월호 / 이정민 기자 mini@fashionbiz.co.kr